"광우병에서 안전하다는 통계에 속지 말라"
'인간광우병' 사망자 어머니가 한국인들에게…
2006-11-23 오후 4: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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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나는 과학과 언어에서 뛰어났습니다. 학교 합창단과 공연팀에서 활동하던 밝고 활발한 소녀였습니다. 그런데 2000년 가을부터 시무룩하고 생기 없는 아이로 변하더니 다리가 뒤틀리고 근육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안나는 치매현상을 보이고 마침내는 튜브로 음식을 투입하고 공기흡입기로 호흡을 보조해야만 하루하루 생을 지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고통을 겪다가 마침내 2003년 1월 1일에 16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인간광우병'에 걸린 딸 조안나의 고통과 사망 과정을 지켜봐야 했던 어머니 자넷 깁스 씨(영국)는 23일 민주노동당이 주최한 광우병 증언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깁스 씨는 정부의 외면과 국민들에 대한 기만이 광우병의 확산을 불러왔다고 확신했다. 그는 특히 1990년 5월 농림부 장관이 TV에 출연해서 조안나에게 쇠고기 버거를 주면서 '광우병 위험은 없단다'라고 말했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깁스 씨는 "국민의 안전보다 상업적 이유를 우선하는 정부의 태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한국인들을 향해 "일부 전문가 의견에 의지하지 말고, 확실하다는 착각을 주는 통계에 속지 말라"고 충고했다.
"극소량만으로도 광우병은 발생한다"
▲ 생기넘치던 13세의 딸이 인간광우병에 걸려 3년 동안의 고통스런 투병끝에 사망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자넷 깁스 씨는 한국인에게 '통계에 속지 말라'고 충고한다. ⓒ프레시안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한 마이클 핸슨 박사((의사, 미국소비자연맹 대표)는 깁스 씨의 주장을 실증적으로 뒷받침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든 포유류의 고기와 뼈를 사료에서 제거하지 않으면 광우병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핸슨 박사는 "반추동물(소, 양, 염소 등)을 다루는 기계에 묻어 있던 성분이 다른 동물 사료를 가공할 때 섞이는 정도의 양, 혹은 반추 동물을 이용한 사료를 먹은 돼지나 조류의 내장에 들어있는 정도의 아주 적은 양만으로도 광우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핸슨 박사는 또한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0개월 이상 된 소의 뇌와 척수만을 동물 사료에서 제외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광우병을 예방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이미 영국의 사례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미 1990년에 영국은 6개월 이상 된 소의 뇌와 척수, 비장, 창자, 편도 등을 동물사료에 금지토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 현재의 미국 FDA보다 상당히 엄격한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 조치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광우병은 계속됐다. 1600건이 넘는 광우병 발생 사례를 겪은 뒤 마침내 영국 정부는 1996년 3월에 동물사료에 포유류의 살코기와 뼈를 일절 포함시키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시행했다"고 핸슨 박사는 밝혔다.
게다가 핸슨 박사에 따르면 지금 미국에선 부실한 FDA 조치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한다.
반추동물의 육류가 동물 사료로 쓰일 경우, 그저 '소와 기타 반추동물에게 먹이지 마시오'라는 표시만 있으면 되고, FDA가 금지하는 물질을 다루는 2481개의 회사 중 28%는 그나마 지정된 공지조차 표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핸슨 박사는 "수출되는 사료에는 아무런 경고도 붙어 있지 않다"면서 "그 결과 금지된 사료가 미국으로 재수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핸슨 박사는 이어 "FDA는 포유류의 혈액이나 조류의 배설물을 소에 먹이는 것을 금지토록 하고 있지만, 소의 혈장이나 적혈구는 송아지에게 먹이는 우유 대용물로 사용되고 있고, 조류 배설물인 닭장의 바닥 폐기물은 연간 20조 파운드 가량이 소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미국 소가 안전하다고?
한편 동경의대 교수이자 일본의 광우병 심사위원장으로 재직 중 일본 정부의 처사에 항의해 사임한 가네코 기요토시 씨는 "20개월이 안된 미국 소는 광우병에서 안전하다"는 주장의 허구를 들췄다.
그에 따르면 일본에서 광우병 대책을 실시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 10월부터. 일본 당국은 사료규제, 특정 위험부위 제거, 광우병 검사 등의 단계를 거친 3년 뒤 실시한 검사를 토대로 '일본에서 태어난 20개월 미만의 소는 광우병에서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를 왜곡해 '20개월 미만의 미국 소도 안전하다'고 결정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고 한다.
기요토시 씨는 "미국이 일본과 같은 기준의 사료규제와 특정위험부위 제거 작업을 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20개월 미만의 미국소가 안전하다는 결론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기요토시 씨가 광우병 심사위원장 직을 내던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심상정 의원은 "정부는 제대로 된 검역장비조차 갖추지 않고 미국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면서 "국민 77%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걱정하고 있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경고도 잇따르고 있는 만큼 정부는 국민의 불안을 풀어줄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에 앞서 소비자시민모임은 성명을 발표하고 △2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만으로 수입 제한 △수입 소에 대한 전수 조사 △동물성 사료를 금지할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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