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스크랩] 라면시장, 촛불에 ‘부글부글’

멋진 결혼을 하자 2008. 6. 25. 22:38

라면시장, 촛불에 ‘부글부글’

2008년 6월 23일(월) 오후 7:02 [한겨레신문]



[한겨레] 농심 ‘조선 광고파동’에 삼양 주가 7일새 63.8%↑

증권가 “저평가주가 촛불집회 과정에서 주목받아”


라면이 심상치 않다. 경기는 나빠지고 물가는 오르는 통에 라면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1등 라면회사’ 농심은 심기가 불편하다.

‘촛불’ 시민들의 불신을 받는 특정 언론에 농심의 광고가 실린 반면, 경쟁사인 삼양식품에 대해선 호된 비판 기사가 실린 데서 사달이 났다. 더구나 시민들로부터 특정 언론에 광고를 싣지 말라는 요구를 받은 농심이 “(해당 신문이) 앞으로도 계속 번창해 나갈 것이므로 광고를 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해, 거센 항의를 받자 사과했지만 거부감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불신언론 반대 운동 차원에서 시민들은 삼양라면 사주기 운동을 벌인다. 농심에 대한 불매운동인 셈이다. 최근 농심라면에선 바퀴벌레가 나왔고 삼양라면에선 금속 너트가 나왔지만, 시민들은 이미 농심에 ‘뿔’이 난 터다.

심상치 않은 조짐은 주가 움직임에서도 나타난다. 증권사들의 분석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을 만큼 관심을 못 받던 삼양식품 주가가 연일 급등세다. 23일까지 이레 연속 주가가 올라 63.8% 상승했고, 지난 19, 20일 이틀간은 가격제한 폭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농심 주가는 16.5% 올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경기는 나빠지고 물가는 오르는 최악의 상황에서 그나마 저렴한 라면을 찾는 서민들이 늘고 라면회사 수익도 좋아질 수밖에 없지만, 두 회사 주가가 서로 달리 움직이는 까닭을 도통 알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과거에도 경기가 둔화되면 라면 출하량이 늘곤 했다. 경제가 나빠지면 쓸 돈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값싼 라면을 찾기 때문이다. 1997년 외환위기를 즈음해 3분기 11만9천톤이던 라면 출하량은 4분기에 13만톤으로 급격히 늘었다. 같은 기간 가처분소득은 10.0% 줄었다.




삼양식품 주가의 급등에 대한 설명은 분분하다. 일반적으로는 최근 수요가 늘어나는 터에 저평가돼 있다가 이번 촛불집회 과정에서 주목을 받게 됐다는 설명이 많다. 농심라면의 바퀴벌레 사고로 반사이익을 얻었고, 최근 곡물값 급등 과정에서 지난해 농심보다 늦게 라면 값을 올리면서 점유율을 높였다는 설명도 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경기 상황 때문에 라면 시장이 좋은데 농심에 바퀴벌레 얘기가 나와 상대적으로 삼양이 이득을 얻은 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조심스럽게 촛불 시민들의 삼양라면 사주기 운동과 결부시키기도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부 시민들이 투자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소량의 주식을 사주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은 70 대 13으로 농심이 압도적이다. 농심은 89년 이른바 ‘우지 파동’ 이후 1위 자리를 다졌다. 89년 가을 삼양라면은 공업용 기름으로 면을 튀긴다는 익명의 투서가 검찰에 날아들면서 삼양은 그야말로 쫄딱 망했다. 96년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미 농심이 라면의 절대강자로 자리 잡은 뒤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삼양이 점유율 60%, 농심이 15%(농심 쪽 주장은 40%)였다고 증언한다. 이후 80년대 중반 이후 극심한 경쟁 속에 농심이 급성장하면서, 우지 파동이 있던 즈음에는 양쪽이 막상막하였다. 삼양 쪽 집계로는 당시 삼양 6에, 농심 4 정도였다고, 농심은 농심이 59%, 삼양이 20%였다고 주장한다.

라면 시장 질서에 또 한번의 급변이 있을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입맛이라는 게 잘 바뀌지 않는데다,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하기 어려운 분식집에서는 대부분 농심라면을 쓰는 등 농심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분석에,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역동적인 한국 소비자들이 어떤 변화를 촉발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반박이 맞서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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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쌍코 카페
글쓴이 : ⓧ끝장지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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