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EO

[스크랩] 아프리카 사장 `문용식`씨의 옥중서신 [펌글]

멋진 결혼을 하자 2008. 7. 15. 14:58

아프리카는 결코 죽지 않는다


***님께

제 카페를 개설해서 관리하신다구요. 고맙습니다
저도 예전에 동호회지기를 해본적이 있는데, 그거 쉽지 않더라구요.
상당한 노력과 애정이 없으면 안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7월 2일자로 기소되었습니다.
검 찰이 저를 구속하기 위해 저작권 위반 공모, 공동정범이라는 法理를 들이댔는데, 그 근거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두 달 넘게 수사를 하고,구속기간을 10일씩이나 연장했음에도, 저작권 위반 컨텐츠를 상습적으로 업로드하는 헤비업로더나 불법컨텐츠를 최초로 만들어내는 소위 '릴리즈'그룹과의 관계를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저작권을 위반하는 사람들과 아무런 금전적 보상관계를 맺은게 없음에도 '공모죄'로 구속기소를 한 것입니다. 검찰이 저를 구속하기 위해 법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무리한 法理를 들이대고 있는데, 이는 재판과정에서 차분하면서도 조목조목 반박해 나갈 예정입니다.

언론에서 수차 얘기가 나왔듯이, 검찰이 저를 구속한 것은 Afreeca를 통해 모든 촛불집회가 생중계되면서, 집회의 참여자가 늘어나고 집회 자체가 더욱 힘을 받아 지속, 확대 되니까 거기에 '신경질'을 한번 부려본거죠. 권력이 신경질을 내니까 저같이 힘없는 사람이야 구속을 당하고 말뿐, 달리 수가 없지요.

그렇다고 제가 구속을 두려워하거나, 이런 일로 Afreeca서비스가 위축되리라 생각하면 그건 오산입니다. Afreeca는 촛불의 현장에서 더욱더 충실하게 생생한 소식을 전달할 것입니다.

저는 0.8평 남짓한 독방에서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이 좁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싸고, 씻고, 운동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신문 보고, 책 보고...등등 모든 것을 다 합니다.

징 역살이가 과거 20年前에 비하면 시설이나 운영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교도관들의 행정도 여유가 생기고,인권의식도 상당히 진전되었습니다. 교도소나 구치소는 권력의 가장 말단 기관인데,여기조차도 민주화 20년의 성과가 적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선동구호는 한나라당과 정권 가진자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셈입니다.

제가 재미있는 얘기해 드릴까요. 20년전에 징역살때는 두 가지만 해결되면 평생(?) 징역 살아도 되겠다고 했던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한 가지는 신문 구독이었지요, 다른 한 가지는 자유로운 집필이었습니다. 이번에 들어와보니 이 두 가지가 완벽히 해결되었드라구요. 그렇다고 제가 평생 징역 살겠다는건 아닙니다. ㅋㅋㅋ

눈에 보이든 안 보이든 이처럼 세상은 한걸음, 한걸음씩 발전해 간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도 답답한 상황이 몇달째 계속 되고 있지요?
국민의 뜻이 이만큼 드러났으면, 정권이 항복할만도 한데요.
국민이 바라는 것도 무척 소박한 것 아닙니까? 쇠고기 협상으로 국민의 자존심이 상했으니, 진솔하게 사과하고 재협상해라는 것 한 가지 뿐인데요.

이렇게 국민의 요구와 정권의 대응이 평행선을 달리면, 그 끝이 어떻게 될지 불안한 심정입니다. 제 불길한 예감으로는 파국으로 치달릴것 같은데....
국민들 희생은 커지고, 공권력은 더욱 강해지고...

밖에서 뜨거운 여름에 국민들이 모두 다 고생하고 있는데, 하루 빨리 좋은 결과를 '쟁취'하기 만을 바랄뿐입니다. 저는 이 안에서 건강히 지내겠습니다. 마음 수양도 하구요.

모든게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여기 감옥은 어찌보면 '文明의 감옥'에서 벗어나 自然과 가장 가까이 대면하는 곳일지도 모릅니다. 문명의 오염에서 벗어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건강에 좋을 수 있겠지요.

까페 들르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면서 이만 줄입니다.


2008.07.06 문용식

출처 : 프로방스집꾸미기
글쓴이 : [명박퇴진]우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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