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학창 시절 성적표가 궁금하다.’
누구나 한번쯤 품어봤을 의문이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에 있는 김영삼(YS) 전 대통령 생가에는 그의 서울대학교 성적증명서가 전시돼 있어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1947년 9월1일 서울대 문리대 철학과에 입학, 6·25 전란 와중인 51년 9월29일 학사 학위를 받은 YS의 성적증명서는 지난 2001년 5월7일 서울대 교무처장에 의해 발급됐다. 졸업은 물론 대통령직 퇴임으로부터도 한참 지난 나중의 일이다.
철학과에 속한 YS의 전공 성적은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학년 1학기 때 들은 노장철학을 비롯해 형이상학, 윤리학연습(이상 2학년 1학기 수강), 중세철학 특강(3학년 1학기 수강), 현대철학, 서양철학사(이상 3학년 1·2학기 수강) 등에서 D학점을 받았다.
훗날 ‘정치 9단’으로 불린 YS지만 대학 시절 정치학 성적도 그리 좋은 편은 못 됐다. 정치학강독(1학년 1학기 수강), 구주정치사(1학년 2학기 수강), 비교정부론(2학년 1학기 수강), 국가론(2학년 2학기 수강) 등에서 D학점에 머물렀다. 1954년 27살의 나이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9선의원을 지낸 ‘의회주의자’답게 의회제도론(2학년 2학기 수강)에선 그래도 좋은 B학점을 땄다.
4학년이던 1950년에는 전쟁 발발의 시대상을 반영하듯 군사학 12학점(1학기 8학점·2학기 4학점)만 수강한 것으로 돼있다. 졸업 때까지 총 213학점을 이수했으며 평점은 217.00, 성적 평균은 1.07로 기록돼 있다.
가장 최근 YS 생가에 나타난 변화는 마당에 세워진 가로 70㎝, 세로 80㎝의 흉상. 중국 허난성(河南省) 한원비림(翰園碑林)에서 지난해 4월 기증한 작품이다. YS가 2000년 중국 방문시 한원비림에 들러 ‘동방문화 예술보고’(東方文化 藝術寶庫)라는 여덟 글자 휘호를 내린 데 따른 답례라고 한다.
◇ 중국 한원비림이 지난해 4월 기증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흉상이 생가 마당에 세워져 있다. |
◇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에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는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늘 북적인다. |
◇ 김영삼 전 대통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 ‘대도무문’(大道無門). 생가 곳곳엔 YS의 친필 액자가 걸려 있다. |
◇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모친인 고(故) 박부연씨는 1960년 5월24일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의 총격에 사망했다. 당시의 총알 자국이 아직도 남아있다. |
◇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바라본 풍경. YS는 이 거제도 앞바다를 보며 장래 대통령의 꿈을 키웠다. |
YS의 모친인 고(故) 박부연씨가 1960년 5월24일 북한 무장공비의 총격을 당했을 때 생긴 총알 자국은 관람객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이밖에 ‘민주주의’(民主主義), ‘대도무문(大道無門), ‘호연지기’(浩然之氣) 등 YS가 직접 쓴 글씨들도 볼거리다.
1893년 지어진 이 집은 YS 퇴임 이후인 2000년 8월 부친 김홍조옹에 의해 거제시로 기증됐다. 이후 대대적 보수를 거쳐 2001년 5월 지금의 모습을 갖춘 문화유산으로 거듭났다. YS는 1927년 이 집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녔고, 51년 손명순씨와 결혼한 뒤 여기에 신접살림을 차리기도 했다.
대계마을(거제)=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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