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함께 한 이은욱 부사장이 말하는 문국현
숲 운동은 1984년에 시작했으니 24년여가 되었다.
당시 나무를 심는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때 내가 회사 입사해 주임될 때. 환경이라는 단어가 지금은 생태로 해석되는데,
그 당시 ‘환경’의 의미는 백그라운드였다. 어느 학교를 나왔고 어느 부모에게서 났는지가 환경이었다.
그만큼 인식이 없던 시대에 나무 심는 운동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나무가 자라는 걸 보면서, 어린 묘목 심은 것이 회사의 성장과 비슷하게 지름 25CM에서 30CM로 변해서 우뚝 섰다. 나는 경영학 전공했는데 나무 심으러 여기 들어왔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 나무 심고 있으면 사람들이 “뭐 전공했냐”고 물었다. 그러면 나는 ‘상대 임학과’ 나왔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때는 그 일이 너무 싫었다.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에 오니 25년 30년 된 나무가 나를 지탱해주더라. 충북 백우면 화당리에 나무를 심었는데. 그때 문국현은 부장이고 나는 주임 이었다. 이번만 다녀온 다음에 사표 내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언제나 벗어나나 그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왔다. 매일같이 “회사를 그만 둔다”는 친구들의 전화를 받았다. 나 역시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나무를 맨 처음 심었던 화당리를 찾았다. ‘그쪽을 향해서는 오줌도 안 눈다’고 했던 그곳을 내려갔는데, 가서 보니 놀랍더라.
산 의 형태가 만들어져 있었다. 처음 나무를 심을 땐 민둥산이었는데, 먹을 물이 없어 말통을 양손에 들고 개울에서 물을 넣어 보리밭 건너 날라다 줬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산에 실개천이 생겼다. 두 손가락으로 뽑으면 쉽게 뽑혔던 나무들이 이제는 버팀목이 되어 나를 지탱해주더라.
나는 이런 일은 신만 하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도 이런 일을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에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을 빌어서 만들었다 의미를 알았다. 신이 천지창조를 한 것처럼 인간도 창조적 일을 하라는 가르침임을 깨달았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었고, 문국현 같은 상사를 만났다는 것이 감사했다.
문국현 사장은 “과거와는 단절하자. 미래를 위해 같이 일하자”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솔직히 회사 입장에서는 문국현이 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싶다. 인재를 놓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국현 본인이 결정하여 정치로 간다면 우리나라 정치에 분명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 확실하다.
문국현 사장은 유한킴벌리 사장일 뿐만 아니라, 킴벌리 클락의 북아시아 총괄사장이기도 하다. 킴벌리 클락은 140년 된 기업으로, 153개국에 지사가 있고 공장도 엄청나다. 그런 거대기업 속에서 한국의 작은 회사 담당자가 계속 무엇인가를 던져주며 영향력을 주었다. 킴벌리 클락에서 자기 주식도 전혀 없이 지역 총괄사장을 맡아 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국현은 미국 킴벌리 클락에서 사장 전용기를 제공했지만 ‘필요 없다’고 돌려보냈다. 그리고는 미국을 3일 만에 다녀오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일 년의 절반은 해외에서 보내는 전형적인 글로벌 CEO 이다.
그러나 '성공한 CEO' 보다는 ‘미래형 CEO'가 그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다. '성공한 CEO'는 과거형이기 때문이다. 문국현은 앞으로 계속 성장하고 성공해 나가는 사람이다.
국가지도자도 일종의 CEO다. 문국현이 국가지도자가 된다면 무늬만 혁신이 아닌 실질적 혁신을 이뤄낼 것이다. 몸소 실천해왔기에 어떻게 해야 혁신이 되는지 조직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문국현에게 장관이나 국회의원을 해봤냐고들 한다. 그러나 글로벌 CEO는 더욱 큰 역량을 필요로 한다
출처:베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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