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내외의 귀향을 5일 앞둔 20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마을 전체는 마무리공사가 한창이었다. 소형 포클레인 등 공사차량은 부지런히 노대통령 사저와 측근들이 머물 주택부지를 드나들며 연신 뭔가를 파고, 정리했다. 정문 옆에는 조경목이 심어지지 않은 채 있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노대통령이 머물 사저는 울타리 없이 높이 1.5 높이의 낮은 석축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 앞에 5 간격으로 조명을 겸한 감지센서가 설치됐다. 사저 앞 도로 건너편에는 오래 전 폐업한 축사가 볼썽사납게 흐트러져 있었다. 정리할 필요가 있으나 주인이 나서지 않아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19일 건축 준공검사는 마쳤으나 노대통령이 입주한 뒤에도 ‘손질’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도로변 임야는 잡풀이 깎여 말끔했고 사저 앞을 지나는 깊이 5 농업용 수로 옆 공터에는 환영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 임시 울타리를 치고 있었다. 측근들이 거주할 것으로 알려진 연립주택은 마무리를 하려면 한 달쯤 더 걸릴 것으로 보였다. 경호건물은 완성돼 사복 경호원이 배치됐다.
사저 근처에 설치된 귀향축하 행사장에는 노란색 풍선 수백여개가 매달려 있었고 논에는 대보름 달집이 쌓였다. 마을 진입로에는 진영개인콜택시 회원이 붙인 ‘억수로 수고했습니다. 편히 쉬이소’라는 등의 격려가 담긴 플래카드 8개가 있었다.
귀향행사를 준비하는 마을 주민에게선 잔치 분위기보단 위축되고 억울해하는 표정이 더 많이 읽혀졌다. 봉하마을 주변을 가꾸는 데 400여억원이 투입된다는 이야기가 너무 과장됐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였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곳곳에 20일 노무현 대통령 내외의 귀향을 환영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김한태기자 |
마을 이장 조용효씨에게 전화를 걸자 대뜸 “일 좀 합시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기자가 걸어온 전화를 하루에 50통 이상 받지만, 보도되는 것은 응답한 것과는 딴 판”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른바 대통령 브랜드를 이용한 봉하마을 관광사업비는 60여억원인데 이 마을에서 7~8㎞ 떨어진 진영시민문화센터(255억원)와 공설운동장 보수비(40억원) 등을 싸잡아 ‘대통령 마을 성역화’로 비판하는 데 따른 불만이었다.
언론에 대한 불만을 담은 글귀도 곳곳에 보였다. 부산시민 최모씨는 ‘언론과 정치인 비협조 속에 중단없이 잘 하신 업적 훗날 길이 빛날 것입니다’라는 글이 쓰인 긴 플래카드를 걸어두기도 했다.
귀향 환영 행사를 치를 추진위원회도 잔치 분위기를 애써 축소하려는 분위기였다. 행사에 정치색이 전혀 없다는 것을 강조한 추진위 간사 손덕기씨(49·자영업)는 “주민들에게 소형 태극기도 가지고 나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관광해설사 김민정씨는 “노대통령 비용으로 짓는 사저조차 국비로 짓는 줄 알고 찾아왔다가 오해를 풀고가는 방문객도 있다”며 “대통령이 귀향하는 첫 사례인데 요즘처럼 과장된 여론이 빚어지면 앞으로 아무도 귀향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해 | 김한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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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쌍코 카페
글쓴이 : 긔여운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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